Q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구성원들이 다소 의기소침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힘을 북돋아 줄 수 있도록 격려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매일 출근할 때마다 깊은 고민에 잠기지만, 특히 월요일이 심합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주말 3일 내내 뉴스를 보고 생각에 빠져 있다 보니 그런 것이지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패닉’으로 가고 있는데 최근 가장 큰 걱정은 우리 임직원들과 가족분들의 ‘건강’입니다. 회사가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구성원이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잘 압니다. 마스크는 사재기 우려가 있어서 현실적인 선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감염을 예방하는 단계에서 사업장별로 보건 위생 지원에 나서고 있고 본사의 경우 하위직급 직원들도 개인 차량 주차가 가능하도록 건물 외 별도의 주차장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당장 코로나19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임직원 스스로도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주시길 당부드립니다.”
Q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경영환경 상의 영향과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A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야말로 ‘시간 싸움’이었어요. 그래서 돈만 풀면 해결되는 위기였는데 지금은 돈이 있어도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소비, 투자가 위축되는 수요 충격에는 수요 진작 정책이 어느 정도 작동하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는 수요는 물론 공급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글로벌 공급망마저 붕괴되니 수급 양면에서 엄청난 쇼크가 되는 것이죠.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이 번지면서 코로나 위기 조기 종식은 이미 물 건너갔고, 최악의 ‘L’자형 장기 침체까지 대비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 전략과 사업계획을 필요에 적절하게 수정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런 위기일수록 리더십이 중요해요. 각 리더는 재무 유동성, 공급망 관리, 영업 및 마케팅 관련 이슈를 꼼꼼하게 챙겨야 합니다. 특히 구성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활동에 제약이 있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연초에 수립한 전략들이 흔들림 없이 실행돼야 합니다. 더욱 처절하게, 보다 치열하게 업무에 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Q 우리 회사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글로벌과 DT사업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성장시대 진입을 위한 준비를 하는 마지막 해로써, 지난 1분기에 대한 평가와 잔여 분기 동안 주력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A “눈에 보이는 수치만 본다면 1분기 실적은 계획 대비 큰 차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계획 자체를 보수적으로 잡은 데다 작년에 수주한 인프라 중심의 프로젝트들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덕분이기도 하지요. 2분기까지는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런 숫자만 보고 안심하기엔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우리 회사 사업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기 지수가 ‘선행’이 아니라 ‘후행’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악재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반년, 일 년에 걸쳐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1, 2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착시’입니다. 현재의 침체 상황은 하반기부터 매우 강력하고도 지속적으로, 우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야심 차게 추진하려 했던 글로벌 사업은 시작부터 ‘올스톱’ 됐습니다. 든든한 버팀목이던 내수 시장마저 단단히 얼어붙어 있어 활로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도 저는 희망을 봅니다. 치열하게 생존하고 착실히 미래를 준비한다면 절망적인 위기를 비약적 도약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성장시대 진입을 위해 ‘혁신을 넘어선
진화(Evolution beyond Revolution)’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현재의 위기에서 생존하는 것
은 물론, 이를 기회로 만드는 DNA,
글로벌 스마트에너지 기업의 DNA를 확보한
사람이 LS ELECTRIC의 새 역사를 쓸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Q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회사는 ‘LS ELECTRIC’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제2의 창업에 준하는 도전에 나서게 됩니다. 우리 회사가 사명 변경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신 사명이 지닌 철학, 의미에 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2010년 초 우리 회사가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본격화할 무렵 새로운 사명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고 실제로 이를 제안한 바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내부적으로나 그룹 전반적으로 ‘산전’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여전히 높다는 측면에서 영문 사명만을 변경했었지요. 럭키포장 설립 이래 금성산전, LG산전, LS산전까지 ‘산전’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영위해온 ‘산업용 전기’라는 전통적인 업(業)을 상징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대변혁 속에서 기술과 기술, 산업과 산업의 융·복합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그리드와 배전단위의 소규모 발전 그리고 이 단계에 포함되는 신재생에너지, ESS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효율’이 중시되는 에너지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발전’부터 일반 가정을 포함하는 ‘배전’단까지를 총망라하는, 이른바 사업영역의 확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존의 전력, 자동화는 물론 전자와 통신까지도 ‘Electrical Engineering’이라는 개념으로 융합을 이뤄 또 하나의 새로운 산업으로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시장도 이미 변했습니다. 우리는 과거 LG 시절 그룹이 확장될 때 설비투자에 들어가는 제품들로 사세를 확장해왔습니다. 우리 실적에 압도적으로 기여했던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무한경쟁만이 남았습니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위기에 봉착해 있지만 저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최고의 타이밍이라고 확신합니다. 저탄소 녹색성장, 에너지 신산업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명칭만 바뀌었을 뿐 미래 에너지 산업의 본질은 언제나 ‘스마트에너지’였습니다. LS ELECTRIC은 에너지 산업의 모델이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시대에 ‘산업용 전기’의 작은 프레임에 갇혀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긴 이름입니다. 국내 1위 수성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의지를 담은 이름이기도 합니다. 40% 이하로 고착된 해외 매출 비중은, 앞으로 절반을 넘어 80% 이상으로 유지돼야 합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불과 2% 수준이지만 이는 과거일 뿐이며, LS ELECTRIC의 새로운 이름으로 ‘글로벌 스마트에너지 리딩 컴퍼니’의 새 역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Q 33년 이상 이어져 온 ‘산전’이라는 이름 대신 신 사명을 사용하는 데 대해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없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저는 2008년 CEO 취임 당시 ‘생존 시대를 넘어 성장의 시대로 진입하자’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내수 중심의 매출 구조를 글로벌 사업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해 드렸습니다. 이미 1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큰 진전은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통해 성장의 길로 가려 할 때마다 번번이 위기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 2002년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 2014년 IT 버블 붕괴까지 위기 때마다 매년 계획했던 글로벌 사업은 미뤄두고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이익을 내고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올 때마다 이런 사이클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영원히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으며 ‘생존의 시대’라는 무한루프(Infinite loop) 속에 갇히게 됩니다. 새로운 것은 늘 우리를 불편하게 합니다. 하지만 과거에만 얽매여 있는 것은 ‘집착’이며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혁신’입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부수지 않으면 남이 우리를 무너뜨릴 것입니다. 과거의 틀을 깨야 합니다. 내가 안 하면 남에 의해 깨집니다. 단순히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닙니다. 매번 성장 시대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기억은 ‘산전’이라는 이름과 함께 과거의 것으로 묻어두고 이제는 ‘혁신을 통한 진화(Evolution through Revolution)’, 더 나아가 ‘혁신을 넘어선 진화(Evolution beyond Revolution)’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략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 인프라의 정보화·자동화·지능화를 통한 DT를 가속화하고, 능동적이고도 선제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초래된 위기 역시 글로벌 생산기지와 공급망 최적화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위기에서 생존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기회로 만드는 DNA, 글로벌 스마트에너지 기업의 DNA를 확보한 사람이 LS ELECTRIC의 새 역사를 쓸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훗날 성장시대의 역사 속에 기록되길 기원합니다.”
Q ‘진화’란 단순히 변화하는 것이 아닌 DNA 자체가 ‘변이’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면?
A “진화는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완성될 수 있습니다. 급진적인 진화는 부작용이 동반되게 마련이죠. 따라서 ‘혁신을 통한 진화’가 선행돼야 하며 먼저 ‘조직문화’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산전 시대의 문화는 ‘차단기 문화’로 요약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만 관심이 있고, 소통이 부족하기에 부서 이기주의가 만연해 시너지의 여지 자체를 말살시켜 버립니다. 참신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프레시한 직원을 채용해도, 입사 1~2년만 지나면 이런 문화에 매몰돼 버려요. ‘차단기 문화’는 ‘산전의 문화’로 끝내야 합니다. LS ELECTRIC에는 ‘애자일 문화’가 필요합니다. 애자일은 업무 스피드를 올리고 사일로(Silo)를 제거하는 협업을 통해 고객 가치와 사업 성과를 효율적으로 극대화하는 문화입니다. 수평적이고도 실행·성과 중심의 조직체계, 문화, 제도가 전제돼야 하지요. 애자일 문화는 ‘Festina Lente’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천천히 서두르라”는 말로, 왜 서두르는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차분하게 전후좌우를 잘 살펴보면서 빠르게 실행하라는 뜻입니다. 일할 때는 일에 집중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는 ‘Smart Working’ 문화도 정착되어야 합니다. ‘집중’을 통해 ‘효율’이 극대화되어야 합니다. 애자일 문화를 위해서는 리더들이 앞장서서 변화해야 합니다. 나이와 직급은 변화에 대한 수용성에 비례해야 합니다. 구성원보다 혁신의 타이밍을 더 빨리 포착하고 훨씬 더 능동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리더십입니다. 절대 충성을 강조하는, 철 지난 로열티나 오너십은 옛말입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의 로열티는 공정하고도 정확한 평가, 그리고 평가에 철저히 비례하는 보상에서 비롯됩니다. 보상은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칭찬과 격려, 스트레스 관리는 물론 자기계발을 통해 개인가치를 제고하는 것과 같은 ‘정신적인 동기부여’가 함께 상호작용을 할 때 비로소 다시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용산타워 10층은 ‘애자일’에 최적화된 인테리어로 구성했습니다. 업무와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애자일 스페이스’를 마련했으며 새로운 조직문화 정착의 첫 단계로 삼고자 합니다. 애자일 문화에 기여한다고 판단되면 장기적으로 전사로 확대하는 안도 검토할 것입니다. 성장의 DNA, 글로벌 스마트에너지 기업의 DNA를 확보하기 위한 조직문화 진화 대열에,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Q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말씀,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오늘날 일상에서 사용하는 많은 제품이 경제 공황의 위기 속에서 발명됐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 찾은 기회가 ‘비약적인 도약(Quantum Jump)’의 계기가 된 것입니다. 저는, 전례가 없을 정도라는 ‘오늘의 위기’가 앞으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미래의 기회’로 보입니다. 우리는 더이상 위기를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혁신적인 기술, 시장을 압도하는 솔루션을 확보해 세계로, 미래로 힘차게 나아가야 합니다. 내부적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의 DNA를 ‘내수’에서 ‘해외’로, ‘생존’에서 ‘성장’에 최적화되도록 진화시켜야 합니다. 일찍이 에디슨은 전기를 생산하고도 저장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으로 치면, 완전히 진화하지 못한 ‘꼬리 없는 오랑우탄’에 불과하다고 단언했습니다. LS ELECTRIC 역시 이름만 그럴싸하게 바꿔놓고 혁신을 게을리해 실패한다면 에너지 산업계에서 ‘꼬리 없는 오랑우탄’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입니다. 철저하게, 또 처절하게 미래를 준비한 사람만이 성공의 기회를 얻습니다. ‘비자득기(備者得機)’의 굳은 결의로, 혁신을 통한 진화, 혁신을 넘어서는 ‘LS ELECTRIC’으로의 진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찬란한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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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오피스로 문을 여는
LS ELECTRIC의 글로벌 혁신 성장 - 우리 회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을 책임지는 글로벌사업본부를 위해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했으며, 지난 3월 27일, 글로벌사업본부 직원 160명이 안양 본사에서 LS용산타워 10층에 조성된 스마트오피스로 근무지를 옮겼다. 스마트오피스는 3,305㎡ 공간에 60% 자유석으로 배치되어 인원수보다 좌석이 더 많아 시간대별로 용도에 맞게 좌석을 옮겨 근무할 수 있다. 또한, 이날 LS용산타워 10층에 구자균 회장이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햄버거 미팅’을 가졌다. 구자균 회장은 “직원들이 매일 와도 지겹지 않은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33년간 유지했던 보수적인 문화에서 애자일(agile, 민첩한) 문화로 바꾸기 위해 사명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도 바꿔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며, “산업용 전력·자동화 기기 1위 기업을 넘어 스마트에너지 기업으로서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