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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시뮬레이션이 아닐 가능성은 10억 분의 1이라고 말한 일론 머스크처럼, 우리의 주변에는 이미 많은 시뮬레이션이 저마다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지구 위에 존재하는 디지털 지구, 메타버스를 소개합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단어입니다. 가상현실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웹이나 인터넷 등의 가상세계가 현실에 더 깊이 흡수된 형태를 말합니다.

미국 기술연구단체 미래가속화연구재단(ASF)은 ‘메타버스’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증강현실,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세계, 가상세계입니다.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나의 본모습보다 아바타, 즉 ‘부캐’로 살아가며 다양한 정체성을 확보합니다.
강원대 산업공학과 김상균 교수는 최근 책 <메타버스>를 통해 네 가지 유형의 메타버스와 실제 기업의 활용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메타버스의 세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볼까요?

# 라이프로깅(Lifelogging)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캡처하고, 저장하고, 공유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비유하자면, ‘디지털 지구에 남기는 일기’인 셈입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이로그, 틱톡 등이 모두 라이프로깅에 해당되죠. 코로나19로 일상과 소통에 단절이 생기며 사람들은 라이프로깅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리만족하거나 나와 비슷한 감정과 삶을 공유하며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 거울세계

거울에 비춰 보는 것처럼, 거대한 현실 세계 정보를 그대로 축소해 디지털로 옮긴 세계를 의미합니다. 어딘가에 존재하는 음식점을 한곳에 모두 모은 배달의 민족, 수많은 숙소 정보를 집약한 에어비앤비, 직접 가지 않아도 전 세계를 볼 수 있는 구글어스 등이 거울세계의 예입니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어 효율적이며, 정보적으로 확장된 세계라는 점에서 의미 있습니다. 거울세계는 일종의 ‘놀이’로서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토지를 그리드로 쪼개 온라인상에서 사고파는 메타버스 부동산 투자 게임 ‘어스2(Earth2) 등도 존재합니다.

# 가상세계

출처: MKTV 김미경TV https://www.youtube.com/watch?v=wVvWkxtT4ks

게임은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가상세계는 현실 세계와 전혀 다른 제도와 세계관을 가진 디지털 시공간을 말합니다. 책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반복적인 일상을 사느라 잊고 있던 탐험, 소통, 성취의 기쁨을 가상세계에서 충족한다고 말합니다.

최초로 메타버스 세계관을 선보였다고 평가받는 ‘마인크래프트’는 벽돌을 쌓아 자신의 세계를 만드는 게임입니다. 코로나19로 등교가 어려워지자 마인크래프트 유저들은 대학교 캠퍼스를 직접 짓고, 서로 놀러 가서 그 공간을 즐겼습니다.

미국 뮤지션 트레비스 스캇은 지난해, 한 게임 안에서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무려 1230만 명이 온라인으로 접속해 관람했다고 합니다! 현실 세계에선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인원이죠.

가상세계는 기업의 마케팅 무대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루이비통은 게임 ‘롤(League Of Legends)’만을 위한 스킨, 트로피 케이스 등을 선보였습니다. 나이키는 포트나이트 게임 속세상을 위해 제작한 의류와 신발 등을 판매했습니다.

메타버스에 올라타기 위한 기업의 움직임도 빠르고,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플랫폼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단말 시장,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시장, 콘텐츠 시장 등도 활성화 중입니다.

한편으로, 현재 기술로 메타버스의 상황을 모두 기록하고 추적하는 일이 쉽지 않기에 메타버스에서 발생하는 경제 범죄나 불법 거래, 윤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큽니다. 확장된 메타버스를 모두가 건강하게 즐기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