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슈퍼맨이 됐어요

LS미래원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슈퍼맨 복장을 한 아빠들이 아이를 안거나 높이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풍경이었다. 평소에 봐왔던 양복이나 작업복이 아닌 만화 속 히어로로 변신한 아빠의 모습은 이번 1박 2일의 캠프가 어떤 시간이 될 것인지 보여주는 찬란한 예고편 같았다.
본격적인 캠프가 시작되는 오후 2시, 참석자들이 강당으로 모여들었다. 아이가 셋 이상 되는 다둥이 아빠, 외동딸 혹은 외동아들을 데리고 온 아빠, 훌쩍 자란 아이와 나란히 선 아빠…,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안내에 따라 참석한 가족이 청팀과 홍팀으로 나뉘었는데, 그중 LS산전에서 온 13가족은 모두 청팀에 속해 함께 조끼를 맞춰 입었다.
오늘 다양한 게임의 세계로 가족을 안내할 사회자가 등장하자 모두가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아이들의 환호가 천장을 뚫을 듯 울려 퍼지니 사회자의 흥분도 한껏 치솟는다. 본격적인 게임에 앞서 진행된 안전을 위한 몸풀기 시간. 아빠들의 댄스타임을 구경하며 폭소를 터뜨리고, 스트레칭도 하면서 서로 어깨도 토닥토닥, 주물주물해준다. 그것만으로도 뭐가 그리 좋은지 사방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구슬 구르는 소리처럼 들려온다. 그런 아이를 본 아빠의 얼굴에도 웃음이 한가득이다.

이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첫 번째 게임은 공굴리기다. 먼저 아이들 사이로 커다란 공을 굴리고 그다음에는 아이들 머리 위로 공을 굴린다. 나중에는 아빠들이 승부욕에 불타 공을 아이들 머리 위로 멀리 날려버리는 모습에 모두 웃음보가 터졌다.
두 번째 경기는 아빠들이 양쪽에서 긴 줄을 잡고 바닥에 붙인 채 달리면 아이들이 그 줄을 뛰어넘는 게임이다. 반대로 머리 위로 줄이 지날 때는 납작 엎드려야 한다. 꼬맹이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참석한 아이들 모두 높은 집중력을 보여준다. 판 뒤집기 게임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었고, 신발컬링 게임에서는 아이들의 뛰어난 실력에 아빠들이 깜짝 놀랐다. 커다란 빨간 천을 천막처럼 만들어 그 안에 아이와 아빠가 함께 들어가는 게임은 가장 인기가 높았다. 중간에 아빠와 아이가 포옹하고 뽀뽀하는 시간, 서로 눈을 가만히 쳐다보는 시간, 사랑을 고백하는 시간도 가졌다. 쑥스러워하면서도 귓속말을 나누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더없이 뭉클하게 느껴졌다.

우리 아빠 회사 최고!

보물찾기에 이어 야외놀이도 이어졌다. 아빠의 도움으로 덩크슛 날리기, 얼굴에 붙은 포스트잇을 입바람과 몸부림으로 떼기 등 아빠가 옆에서 슈퍼맨이 되어주니 아이들의 흥분이 최고조에 달한다.
“너무 재밌어요!”, “아빠가 매일 매일 이렇게 놀아줬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힘들지만 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정말 좋습니다”, “그동안 아내가 정말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회사에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소감이 쏟아져 나온 오늘 하루. 아직 내일까지의 일정이 남아 있지만 아빠와 아이들이 몸을 부딪쳐가며 놀았던 오늘 하루는 각자의 가슴 속에 가장 진하고 깊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Mini Interview
슈퍼맨이 되어 아이와 함께한 하루, 어땠나요?


곽태진 Manager 청주1)생산기획팀
회사 게시판을 보고 신청했습니다. 아이가 평소 아빠 회사에서 하는 행사를 좋아해 정말 손꼽아 기다렸죠. 아까 아이와 눈높이 대화를 하라고 했을 때 ‘사랑한다, 아빠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했는데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라고요. 앞으로 이런 기회를 자주 가져야겠습니다. 집에 있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전하고 싶네요.


구자극 Manager 천안자동화)Drive Solution팀
큰아들과 둘째 아들이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요. 두 아들과 몸으로 놀아주니 솔직히 많이 힘든데 둘째가 너무 좋아해서 보람이 컸습니다. 주말부부인 탓에 평소 아이들과 많이 못 놀아주는데 앞으로 힘들어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회사로 돌아가면 다른 직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권할 생각입니다.


이기섭 반장 청주1)모터/MS3반
회사에서 우연히 메일을 보다 참여하게 됐어요. 아내 없이 아이 셋을 데리고 1박 2일 캠프를 한다는 게 사실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는데, 아내에게 하루라도 휴가를 주고 싶어 왔어요. 막상 아이 셋과 놀아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지만 기분이 정말 좋네요. 평소에 좀 무뚝뚝한 편인데 같이 놀다 보니 아이들과 마음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도 다 같이 웃고 즐기는 시간을 자주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