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중대변화 이끌 탈탄소화 탈탄소화

먼저 탈탄소화는 화석에너지 시대의 종언을 예고하는 중대 변화다. 지금까지 석유·석탄·천연가스는 매장량 고갈로 그 운명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이제 화석에너지는 ‘더 쓸 수 있지만 쓰지 않으려 하는 국제사회의 공조 노력’에 의해 서서히 문명사회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다.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강제 감축을 규정한 기후변화협약이 실질적인 무역규제로 각국을 압박하고 있고, 소비자(기업)들은 제품 생산과정에서도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기업활동을 위한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것을 약속하는 ‘RE100’ 가입 글로벌기업은 이달 현재 200개사에 육박한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기술혁신은 일부 선진국에서 화석에너지보다 저렴한 전력공급을 가능케 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전세계 발전량에서 석탄·가스·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 24%, 6%이다. 하지만 2040년 이비중은 13%, 14%, 1%대로 쪼그라들고, 대신 그 자리를 태양광(32%)과 풍력(15%)이 차지하게 될전망이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까지 20%, 2040년까지는 최대 35%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예정이다.(8차 전력수급계획 및 3차 에너지기본계획)

탈중앙화가 그리는 미래 탈중앙화

두 번째 미래 전력산업의 키워드는 탈중앙화(Decarboni-zation), 이른바 분산전원의 확장이다. 지금까지의 전력공급 방식은 대규모 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송전선로와 철탑을 이용해 대규모 소비지까지 수송하는 일방향(一方向) 형태였다. 또 소비지와 소비지는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전력망으로 촘촘하게 연결된다. 이런 시스템에서 중요시되는 가치는 규모의 경제에 의한 비용효용과 시스템의 강건, 즉 경제성과 신뢰성이다. 하지만 전력시장 경쟁 촉진과 태양광·풍력·소형열병합 등의 분산전원 확대, 대규모 송변전·발전설비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저하 등은 점차 기존망에서의 의존도를 낮추고 이탈을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중앙화가 본격화 되면, 전력망은 발전소와 소비지 거리를 최소화하거나 태양광 등을 이용해 자급자족하는 형태로 변모하고, 이때 전력망은 필요에 따라 분절 또는 양방향(兩方向) 흐름을 허용하는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또 다양
한 전력수요관리(DR), 전력저장시스템(ESS), 에너지데이터 신기술이 분산전원 계통의 경제성과 신뢰성을 보완하는 자원으로 등장하게 된다. 특히 탈중앙화가 진행될수록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이 시스템 운용측면에서 각광을 받게 된다. 전력망 운영방식도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우리나라는 한전이 송배전망을 소유·관리하고 전력거래소가 망운영을 담당하지만, 유럽과 북미는 송전망사업자(TSO)와 배전망사업자(DSO)가 분리돼 무수한 DSO가 특정 권역 망운영과 전력시장(DMO)운영을 전담하는 형태다.

메가트렌드, 디지털화 디지털화

디지털화(Digitalization)는 최근 가시화 되고 있는 전력산업의 메가트렌드다. 앞으로 전통 전력산업은 건설, 금융은 물론 정보통신, 사물인터넷(Iot), 에너지인터넷, 빅테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초연결기술 등과 융복합해 새로운 시장과 상품,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초기단계로 전통 발전기의 O&M(운영관리)과 예방정비 분야에 한정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력거래 최적화, 송배전자동화, 전기요금 최적화 등 모든 밸류체인으로 확대 응용돼 영역간 경계를 허물고 유연성을 높여 시스템 간 통합을 이끌 전망이다. 실제 디지털화는 전력사용의 효율을 높이고 소비자 중심의 새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촉진하고 있다. 기업은 수많은 에너지데이터를 축적·분석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소비자는 에너지 생산자이면서 실시간으로 수요-공급 균형을 맞추는 프로슈머로 진화하고 있다. 한전은 연간 3조3000억 개씩 발생하는 에너지데이터 활용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40년이면 디지털로 상호연계된 전력망에서 10억 가구와 110억개의 스마트기기가 연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력산업 미래를 좌우할 3D 키워드 속에 미래 먹을거리와 시장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