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세상에서 ‘기회’를 엿보다
2007년 KBS의 <개그 콘서트>에서 탄생한 ‘옹알스’. 이들은 대사 없이 행동만으로 웃음을 터트리는 ‘논 버벌 개그 퍼포먼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개그 공연 팀이다.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한 유아들’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저글링, 비트박스, 벌룬 아트, 비보잉 등을 결합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좁은 한국 땅에서 그들이 설 자리는 그리 많지 않았고, 금세 대중들에게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래서였을까. 옹알스는 일찍부터 해외 진출에 공을 들였다. 무언극은 언어 제약이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과감한 판단은 그들에게 곧 기회가 되었다. 주변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했던 그들의 해외 도전은 옹알스의 이름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영국의 에딘버러와 캐나다 멜버른 등 세계 유수의 공연예술 축제에서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동시에 받는가 하면, 영국의 브로드웨이인 ‘웨스트엔드’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옹알스 멤버들이 함께 마주하고 있는 세상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중동이나 중국, 캐나다, 일본, 영국 등 하도 외국에서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공연 내용도 다문화 국제 사회에 맞는 내용으로 다듬어졌다.
“나라마다 금기시되는 것들이 있어요. 검지와 중지로 만드는 V 사인을 손등 쪽으로 보여주거나, O.K 표시를 보여주면 욕이 되는 나라가 있어요. 남성에게 귀걸이가 허용되지 않는 나라, 여성 관객의 눈을 똑바로 바라봐서는 안 되는 나라도 있고요. 저희는 대사가 없으니까 더욱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죠. 그런 부분들을 고치면서 웃음은 지키려다 보니 오히려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재미있는 상향 평준화된 작품이 완성됐어요.”
해외 순회공연을 마치고 올해 한국에 돌아온 옹알스는 5월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옹알스’를 신호탄 삼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무모한 도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우애가 매우 깊은 그룹으로 알려진 옹알스는 “우리에게도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고난으로 힘든 시절이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 누구의 지원도 없이 스스로 자비를 충당해 아무것도 없이 해외 공연을 다시 시작해야 했을 때가 그랬다. 그리고 리더 조수원 씨가 암에 걸렸을 때도 그랬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진출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도 옹알스는 힘들었다. 이러한 역경 속에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었던 옹알스의 힘은 ‘우리’였던 것. 이에 리더 조수원 씨는 “혼자 활동할 때와 달리, 멤버로 활동한다는 것이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팀을 계속해 나가야 하는 이유였으니까요. 함께라면 두려운 것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무모한 도전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함께 찾은 기회가 우리 모두의 것이었으니까요.”라고 전했다. 아울러 옹알스 멤버들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자주 언급하며, 그 든든함을, 다른 사람들도 얻기를 바란다고 했다. “세상에 자기 혼자라는 생각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내민 손을 알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찾아보면 누군가가 항상 손을 내밀고 있어요. 그 손을 잡고 일어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회를 통해 얻은 ‘희망’, 그리고 웃음의 힘
무대에서, 때로는 재능나눔으로 여러 사람을 만났던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멤버 중 허박 씨가 귀여운 편지 앞으로 안내했다. 에든버러 공연 때 관객으로 온 아이가 주었다는 팬레터였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였어요. 자폐증은 자기 속에 갇히는 병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고 표현해주었다는 것이 너무나 감동적이라 인터뷰 때마다 자랑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힌 그는 “언어도, 나이도, 닫힌 마음의 문도 넘을 수 있는 ‘웃음의 힘’을 옹알스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웃음이 곧 치료제라고 생각해요. 몸과 마음이 아픈 분들이 저희 공연을 통해서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옹알스가 세상과 교류하는 방법은 언제나 ‘즐거움’이다.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는 게 너무 좋았다. 특히 다른 이들이 웃는 것이 그들에게는 강렬한 중독이었다. 때문에 이 길을 걷게 되었고 동료도 찾게 되었다는 옹알스는 기회를 실현해 사회와 행복한 방법이 일치하는 삶을 찾은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행복하다. 행복한 옹알스가 바라는 다음 목표는 전용관이다.
옹알스, 그리고 또 탄생할 후배 옹알스들이 안정적으로 공연을 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고 싶은 이유다. 라스베이거스 진출의 꿈도 포기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옹알스. 그들이 잡은 소중한 기회가 앞으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길 기대해 본다.
옹알스는
기회를 실현해
사회와 행복한 방법이
일치하는 삶을 찾았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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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알스 리더 조수원 씨와
산전인의 현문현답 -
옹알스가 어느덧 13년 차를 맞는 팀이 되었네요. 그 오랜 시간 단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오셨어요. 이처럼 마음을 단단히 먹을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합니다.
“자존심을 내려놓는 것이었어요. 사회생활 중 사람과 부딪히는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자존심 때문일 겁니다. 그럴 때는 서로 존중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옹알스는 팀원들 모두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서로를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지내다보니, 더욱 목표를 향해 뭉치고 강해질 수 있었답니다. LS산전 임직원들도 자존심을 내려놓고 임직원 간 배려와 소통을 시도해 보세요!”.
리더인 조수원 씨의 혈액암 투병 사실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반드시 완치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런 와중에도 옹알스는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사실 저처럼 힘들게 사는 사람이 세상에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봉사는 오히려 제가 더 즐겁고 밝게 살아가려고 하는 데 힘을 보내줍니다. 세상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아요. 저희의 공연을 보고 즐거워하시는 관중들을 보면서 더욱 힘을 얻는 걸 보면 말이죠. 체력 안배도 잘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해 건강한 모습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옹알스의 멤버가 되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