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 삶을 꿈꾼 이유

2다니엘 린데만이 처음 한국에 얼굴을 알린 것은 2014년에 방영된 프로그램 ‘비정상회담’부터였다. 날 선 설전 속에도 차분한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질문에 대한 자신의 대답과 의견을 강력히 피력하는 그의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이후, 다양한 TV 프로그램과 라디오 방송을 넘나들며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 온 지, 벌써 12년이 지났는데 하루하루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5년째 진행하고 있는 방송 일도 매일 도전 같아요.”
어린 시절, 세계를 여행하는 탐험가를 꿈꾸던 그는 모험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했다. 4살 무렵에는 어머니에게 배낭을 메고 먼 세상으로 떠나고 싶다는 말씀도 드렸다. 그 때문에 독일에서 군 복무를 대체하기 위해 머나먼 스페인으로 떠나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기도 했는데, 그 시절 다니엘 린데만이 꼭 한번 가보리라 다짐했던 나라는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이었다.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를 회상하며 그는 “아시아 사람들은 모두 명상을 즐기고 산에서 도를 닦으며 자연과 어울려 살 것으로 생각했어요.”라고 밝혔다. 영화 ‘쿵푸 팬더’로 접하게 된 아시아는 낯설었지만, 그에겐 매우 신비한 나라로 다가왔던 것.
“첫날 광화문 사거리에 도착했을 때 본 도시의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게다가 한국의 자유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술을 즐기고 노래방에 가서 흥을 돋우는 모습이 제가 생각했던 한국과는 완전 달랐답니다.”
하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돌아다녀 본 그에게 낯설고 설레는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항상 첫발을 내디딘다는 것, 새로움을 향한 도전과 갈망이었다. 나라 간의 편견을 깨고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그들의 삶과 문화를 느껴보기 위함이었다. 글로벌이 그의 무대가 될 수 있었던 점도, 이런 성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국은 퍼즐 같아요. 하나를 알고 나서 감이 잡힌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새로운 조각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다양한 모습이 하나의 그림으로 꾸며진 곳 같아요.”
늘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한국과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그에게 한국은 ‘적성에 맞는 곳’이었다.

둥근 지구, 모두를 잇는 소통

따뜻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은 어디서나, 늘 주목받기 마련이다. 그가 나오는 방송을 보면 유독 눈길이 가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화려한 미사 구어보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하는 서툰 문장들이 더 좋은 대화로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다. 그는 “좋은 대화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조심스레 말하며, “그래서 사람이 가진 귀는 두 개지만 입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는 세계를 돌면서 여러 문화권의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친구가 되었어요.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사람은 비슷해 보이는 고민에 서로 다른 답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 모두가 꿈을 꾸지만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것 처럼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대화가 경청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세계를 넓고 나와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듯이 나를 기준으로 대화를 나누면 안 된다고 한다.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대화의 본질은 만국 공통이다.
“내 생각이 반드시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말해야 하죠. 어쩌면 정답은 없을 수도 있고요.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늘 배울 점이 많이 생겨요. 아이들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Mini Interview

? 산전인에게 본인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입니다. 지금 5년째 한국에서 방송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도장에서 합기도를 가르치고, 시간이 날 때마다 피아노 음악도 조금씩 작곡, 연주하고 있어요.

? 올해 한국에서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보여주셨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진행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최근에는 주로 시사, 인문학에 관련된 예능프로그램에 고정 MC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유튜브 채널인 ‘82people’, jtbc의 ‘백취미’, tvn의 ‘김현정의 쎈터뷰’,
KBS의 ‘한민족방송’, ‘한겨레 라이브인’과 YTN 라디오 ‘세만시’와 MBC 라디오 ‘굿모닝fm 등입니다.

? 앞으로 한국에서의 포부, 그리고 더 나아가 다니엘 린데만님의 꿈이 궁금합니다.
계속 의미 있는 방송 활동을 하고 싶어요. 언젠간 옆에 바다가 보이는 아기자기한 주택에 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산전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인터뷰를 통해 산전스케치 독자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연말을 잘 보내시기를 바라고 내년에도 건강한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LS산전이 글로벌에서 좋은 활약하길 기대합니다.

소통과 변화,
이 두 가지 키워드로
산전인의 목적지가 더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길


Man in the mirror

하나의 문화 속에서 살아가다가 다른 문화 속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 한다. 단순히 그 문화권에 오래 생활했다고 해서 적응할 수 있는 고난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글로벌을 향한 도전’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힌 다니엘 린데만은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스스로 세계 속에 도전하고 얻은 경험에 대해 전했다. 그가 말한 글로벌 성공비결은 ▲지식 ▲언어 ▲유머 감각 ▲객관적인 시선이다.
“다른 나라에 대해 우리는 쉽게 선입견을 갖곤 합니다. 차별을 일으키는 이런 선입견을 없애려면 공부를 해야 하죠. 알아야 이해하게 되기 때문에 지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언어가 글로벌 성공에 필요한 이유는 소통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간 소통이 있어야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아울러, 나와 타인의 실수에 대해서 웃을 수 있는 유머 감각도 글로벌 삶에 필요한 요건인데요. 글로벌 생활에서 문화 차이 때문에 가끔 실수하게 되는데, 이는 유머 감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약점, 우리 문화의 약점에 대해서 웃을 수 있는 능력도 키워두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는 가장 중요한 건, 객관적인 시선이에요. 내가 받은 교육, 배경, 나의 인생관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내 나라와 다양한 차이점을 보이는 상대방의 나라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는 시야도 넓어질 수 있어요.”라고 전했다.
가령 그가 남북통일 문제에 보여준 감탄스러운 대답도 남북관계에 대해 긴밀한 고뇌가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다. “그래야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이유를 알게 되니까요. 제가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면 저에게 부딪히는 문제점에 대해 쉽게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겠죠.”
그의 애청곡인 마이클 잭슨의 ‘Man in the mirror’가 자신의 생각을 대변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I'm starting with the man in the mirror(거울 속에 있는 남자로부터 시작하려 하네.)” 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이보다 명백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서, 자신을 지금보다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거울 속의 자기 자신부터 변화하려는 시도를 가져야 글로벌, 즉 세상에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니엘 린데만이 글로벌을 보는 시선은 정말 보편적이다. 소통과 변화, 이 두 가지 키워드로 산전인의 목적지가 더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길 바란다는 다니엘 린데만의 여정도 지금처럼 반짝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