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역사의
앨런 브래들리

로크웰의 대표 브랜드는 창립자의 이름을 딴 ‘앨런 브래들리(Allen-Bradley)’다. 앨런 브래들리의 A-B마크는 엔지니어라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산업자동화의 개념이 생기기도 전인 1969년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논리연산 제어장치)를 처음 양산해낸 업체이며, 반세기가 넘도록 이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의 머리라고 할 수 있는 PLC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면서 가장 안정성이 높아야 하는 부품이다. 그런데 세계 유수의 컨트롤러 매거진들이 선정하는 최고의 컨트롤러에 매년 가장 윗자리를 선정하는 등 로크웰은 선도적인 기술력과 안정적인 제품 생산으로 엔지니어들에게 사랑받아왔다. PLC의 교과서로도 불리기 때문에 앨런 브래들리의 PLC를 해설하는 유튜브 동영상은 무려 130만 뷰를 자랑하는 것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로크웰은 오랫동안 이러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먼저 보여주고
함께 탐색하다

로크웰은 다른 회사보다 먼저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점해 왔다. 시장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선점해 온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로크웰의 장점은 미래를 먼저 보여주고 고객과 소통한다는 데 있다. 혁신과 성장의 미래는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로크웰은 미래 변화를 먼저 탐구하고 제시하며 고객사들과 함께 그 미래를 탐색하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오토메이션 페어(Automation Fair)’다. 로크웰은 매해 11월 자사의 파트너 네트워크사들을 초청해 박람회를 개최한다. 개최 기간은 보통 이틀에 불과하지만 참가자는 2만 명에 육박한다.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화 박람회다. 여기에서는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파트너사들과 협력하여 기술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또 그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엔지니어들이 몰리며, 벌써 27회째 개최됐다.

꾸준함이
최고의 무기

로크웰의 또 다른 장점은 꾸준함이다. 로크웰은 120년에 가까운 역사 동안 자신들의 가장 큰 비전을 ‘Integrity’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말로는 ‘성실함’, ‘꾸준함’, 혹은 ‘통합된 온전함’으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로크웰이 가진 가장 큰 무기를 말해 준다. 로크웰은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고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항상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 투명한 회사 경영은 물론이고 지역 사회 환원 정책에도 열심이다. 또 여성과 장애인 고용에 차별을 두지 않으며, 인재를 육성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덕분에 로크웰은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회사가 있는 중국에서도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세계적인 기업윤리 평가기관인 에티스피어 인스티튜트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에는 2020년까지 12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새로운 기술 개발로 인한 반짝 성공을 우리는 자주 접해 왔다. 하지만 반세기 이상 꾸준히 1등을 지켜온 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시장은 언제나 변한다. 기술도 마찬가지다. 돌이켜 보건대 꾸준함은 1등으로 가는 최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