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여 기존에 없던 결합서비스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가격 결정 메카니즘을 제공하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며 소비자에게는 생활의 편리와 안전, 경제적 이득을 사업자에게는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여 필요한 시기에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즉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작동할 수 있다. 발전소에서 변전소를 거쳐 가정과 공장, 상업건물 등 소비처로 마치 핏줄과 같이 연결된 전력망은 인류가 구축한 가장 오래되고 규모 큰 플랫폼이다. 전력망을 통해 발전사업자에게서 소비자로 전달되고, 다수의 발전사업자와 소비자가 전력망에 접속하여 요금제를 기반으로 가격정보와 사용량에 따라 과금·정산이 이루어진다. 기존에는 최대 전기소비량을 일자·시간별로 예측하고 여유분인 예비력을 추가하여 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발전소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전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력망을 운영하였다. 하지만 다양한 사회, 경제, 환경적 요구로 인한 재생에너지 설치 증가, 전기자동차를 비롯하여 IoT 및 데이터센터 증가는 전력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거래를 보다 복잡하면서도 다채롭게 만들 수밖에 없다.

소비자 체험기반의 지능형 전력서비스 실증단지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술 중심(공급자)에서 사람(수요자) 중심으로 전기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를 높이며 소비자가 능동적 수요관리 주체로 참여함으로써 언제ㆍ어디서든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을 갖춘 실증모델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2019년 7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사업공고를 통해 두 개 컨소시엄을 선정하였다. 각 컨소시엄이 제안한 새로운 전력서비스 중 기존 법·제도를 뛰어넘는 서비스와 사업모델은 규제샌드박스 추진으로 본 실증사업을 통해 실제 서비스와 사업모델이 성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SKT(광주광역시)와 옴니시스템(서울특별시) 컨소시엄은 주거용 소비자 대상 선택형 요금제와 그린요금제 서비스, 공유형 태양광 설비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연계한 전력서비스, 분산자원집합발전소(VPP) 개념의 중개거래서비스 등의 실증을 향후 4년간 수행하게 된다. 각 컨소시엄이 수립한 실증계획을 살펴보면 앞으로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우리 생활과 에너지 소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고객참여형 그린요금제와 이동형 공유 ESS 서비스 실증으로
알뜰한 전기생활

SKT 컨소시엄은 광주 광역시에서 7,000세대 규모 아파트를 대상으로 계시별 요금제, 전력수요관리를 포함하는 요금제 등 다양한 전기요금제를 반영하여 ‘고객 참여형 그린요금제’를 설계하고 서비스 실증을 통해 전력망 운영의 안정성과 사업타당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국내 주거형태 중 가장 비중이 큰 아파트와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공유공동체 운영시스템과 서비스 플랫폼 개발로 태양광 및 ESS가 생산·저장한 전력을 사용하고 거래함에 있어 환경 또는 경제적 가치측면에서 소비자의 선택기준에 따라 새로운 전력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빙랩 실증을 추진하게 된다. 전력서비스의 기술·경제적 타당성 검증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정보는 계절과 기상변화, 설치장소 조건에 따른 태양광 발전량 예측과 소비자 특징 및 환경요인에 따라 변동성을 갖는 전기소비량을 실시간성을 갖고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그리드 빅데이터 기반 구축과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개발 및 실증을 포함하고 있다. SKT 컨소시엄은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한 이동형 공유 ESS를 이용하여 전력사용량 피크시점에 계시별 요금제와 수요관리형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 조건에서 요금절감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실증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준마련과 검증을 계획하고 있다. 그 외에 해외에서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는 개인간 직접거래(P2P) 형태의 전력서비스와 일반형 수요자원거래(DR) 시장참여 모델에 대한 실증 등은 법·규제 제약을 넘어 소비자 관점에서 효용성과 타당성을 사전 검증할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모델 기획을
검증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 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주민 참여로 만들어지는 스마트 에너지공동체

옴니시스템 컨소시엄은 2,000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저층주거·상가·빌딩 등 1,000세대를 대상으로 선택형 요금제를 운영하고, 주민 참여로 만들어진 신재생에너지를 주민들이 직접 소비하는 스마트 에너지 공동체를 실증할 계획이다. 전기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합리적 선택이 가능하도록 추천 요금제를 설계하고, 주민 참여와 공유를 위한 태양광 공유공동체 서비스를 위한 햇빛 지도, 에코 마일리지, 우리끼리 쉐어링 에너지거래 등 소비자 편익을 제공하는 새로운 전력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증을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전력서비스 개발을 위해 기존의 스마트미터 인프라(AMI)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알고리즘, IoT 클라우드 등 기술을 접목하여 소비자 중심의 에너지 공유 커뮤니티를 구현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분산자원에 대한 전력망 신뢰도 향상과 중개거래서비스 다양화 관점에서 분산자원집합발전소(VPP) 사업모델과 P2P 전력거래 플랫폼을 제시하고 이를 실증함으로써 미래의 전력거래시장에 대한 발전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두 개 컨소시엄이 추진 중인 미래형 스마트그리드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계절별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전기소비 패턴의 변화를 예측하고,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한 공급-수요 매칭을 가능하게 하는 빅데이터 기반의 전력서비스 플랫폼 실증으로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새로운 전력서비스와 결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등장이 기대된다. 정부는 수집된 실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빅데이터 기반구축을 통해 참여 컨소시엄 뿐 아니라 제3의 사업자 참여광장을 마련하여 공동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사업모델 기획을 검증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미래형 스마트그리드 실증 이미지(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