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한 외근
어느 금요일 오후, 급한 업무를 마무리 지은 두 사람은 ‘신박한 외근’을 위해
신림역 근처의 한 막걸리 공방을 찾았습니다. 전략/디지털)플랫폼전략팀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선후배 사이인 김시내, 백송연 매니저와 함께한 막걸리 체험 현장을 전합니다.
김시내 매니저는 전략/디지털)플랫폼전략팀에서 CRM 기술지원 서비스의 효율적인 운용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신입사원인 백송연 매니저는 Solution Square(SSQ)의 웹 개발 및 유지 보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팀 소속으로 거의 항상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산책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라고 하는데요. 백 매니저는 김 매니저에 대해 “회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꿀팁과 노하우를 전수해주시는 멋진 선배님”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매니저는 “신입사원인 송연 매니저가 회사에 애정을 갖고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내에 이런 좋은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신박한 외근을 신청하게 되었다”며 “이번 활동을 통해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고, 앞으로 함께 일하는 데 있어 더 원활하게 소통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막걸리는 우리나라의 전통주로 그 역사와 제조 과정 자체가 매력적이라 배워보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막거리를 마셔본 적은 있어도 제조 과정을 배우는 것은 처음이라 이번 기회가 더 특별하고, 이날의 체험을 계기로 막걸리의 맛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했습니다. 중간중간 막걸리를 시음해 볼 수도 있어서 클래스를 함께하는 동안 편하게 이야기 나누면서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안은 채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앞치마를 둘러맸습니다. 2시간 동안 이어질 수업을 위한 노동주로 유자청을 넣은 막걸리 칵테일을 한 잔씩 받아 중간중간 조금씩 마셔가며 이론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술을 즐겼는데요. 막걸리가 공식적인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2C 고려시대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개성 있는 가양주를 빚어 마셨지만,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며 술을 빚기 위해서는 면허를 발급받아야 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는 법이 생기면서 안타깝게도 많은 주방문(술 빚는 레시피)이 실전되었습니다. 그래도 현재는 다양한 레시피가 개발되어 시판 막걸리만 해도 천여 종류에 이르는 만큼 취향 따라 골라 마실 수 있습니다.
이날 두 매니저는 찹쌀로 단양주를 만들어 봤는데요. 밑술을 만들어 두 번 숙성시켜야 하는 이양주와는 달리, 단양주는 쌀과 누룩을 섞어 한 번에 발효시키는 술입니다. 또한 찹쌀로 술을 빚으면 멥쌀로 빚은 것에 비해 술이 달다고 합니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어준 후 2~3시간 정도 불려야 하는 관계로, 미리 준비해 둔 찹쌀 500g을 냄비에 얹혀 10분쯤 쪄 주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누룩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천연 발효제인 누룩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룩균과 밀가루, 물을 넣어 반죽하여 동그라미 또는 네모 모양으로 빚어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서 메주를 띄우듯이 띄워주면 되는데요. 발효가 끝난 누룩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햇볕을 쐬어 건조, 살균하는 법제 과정을 거칩니다. 누룩 가루를 그대로 고두밥과 섞어줘도 되지만, 이날은 물누룩을 사용했는데요. 누룩 가루를 물에 3시간 정도 불려둔 후 가루는 걸러내고 물만 고두밥과 섞어주면 더욱 깔끔하고 뽀얀 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물에 불리는 동안 누룩균이 깨어나 발효도 빠르게 됩니다.
알맞게 익은 고두밥은 식힘판에 올려 주걱으로 뒤집어가며 넓게 펴주어 열기를 날렸습니다.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서 조금씩 맛을 보기도 했고요. 술을 담아갈 통은 식용 알코올로 소독한 후 닦아주었고, 김이 안 날 때까지 적당히 식은 밥을 볼에 옮겨 담았습니다. 원물 기준 쌀 500g에, 물누룩(누룩 제외) 500g을 걸러 넣어주고, 밥알이 물을 흡수해 풀어질 때까지 손으로 잘 치대줬습니다. 잘 치댄 술떡을 싹싹 긁어 통에 조심조심 담아준 후, 벽 안쪽에 붙은 것은 상할 수 있으므로 다시 한 번 깔끔하게 닦아주었습니다.
이날 만든 술은 집에 가져가 20~25도 정도의 공간에 두고 뚜껑을 열어준 채 발효시켜줘야 하는데요. 먼지나 벌레 등을 막기 위해 면포로 감싸 뒀다가, 2~3일차에는 하루 한 번은 저어줘 곰팡이를 방지하고, 미생물이 잘 번식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4일차가 되면 뚜껑을 닫고, 하루에 한 번 조금씩 맛을 보며 본인이 원하는 맛이 나왔는지 확인하면 되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술의 쓴맛과 도수, 산미는 올라가고, 단맛은 떨어지는 만큼 4~5일차에 거르면 새콤달콤한 술을, 1주일 이후에 거르면 산미와 도수가 높은 술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갓 지은 고두밥에서 맛있는 냄새 솔솔~ 넓게 펼쳐 빠르게 식혀줍니다.
고두밥 위에 물누룩을 주머니에 걸러 짜내고, 열심히 치댄 후 소독한 용기에 담아줍니다.
직접 만든 술은 집에 가져가 기다린 후 걸러야 해서, 이날은 미리 만들어 둔 막걸리를 걸러봤는데요. 두 사람이 힘을 합쳐 힘껏 짠 원주를 약간 받아 맛을 보기도 했는데, 12도 정도 되는 술임에도 독하지 않고 아주 맛있다고 했습니다. 시판되는 막걸리는 전부 원주에 물을 적당량 섞은 것이기 때문에, 막걸리를 직접 빚어 봐야만 원주를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짜낸 원주를 활용해 과일 모주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주를 냄비에 붓고 원주의 2배에 해당하는 물을 섞은 후 마음에 드는 과일 티백을 골라 넣고, 설탕과 레몬즙을 더해 끓여주었습니다. 그 사이에 술지게미를 넣은 다식도 빚어봤는데요. 술을 걸러낸 후 나온 술지게미는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도 되지만 베이킹이나 각종 요리를 할 때 넣어 풍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이날은 술지게미에 찹쌀가루를 섞은 콩가루, 아몬드, 녹차, 흑임자, 고구마 가루를 더해 반죽한 후 참기름을 바른 다식판에 찍어냈습니다. 살구 홍차 티백을 넣은 모주는 살짝 맛본 뒤 병에 담아 주었는데요. 끓여서 만든 만큼 도수는 거의 없지만 향긋하니 맛있었는데, 차게 식혀 마시면 더 맛있다고 합니다. 집에서 술을 거르는 데 필요한 면주머니와 주걱 등 선물이 든 가방에 오늘 만든 술과 다식을 담아 줌으로써 장장 2시간에 걸친 수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미리 만들어 둔 막걸리를 걸러 과일 모주도 만들고, 술지게미를 넣은 다식도 만들어봤습니다.
술을 만드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어 뜻깊고 즐거웠다는 김시내 매니저는 “예전에 외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동동주를 마셔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그냥 사촌들과 함께 신나서 마셨지만 오늘 직접 막걸리를 만들어 보니 외할머니께서 손주들을 생각하며 여러 날에 걸쳐 정성 들여 술을 빚으셨구나 하는 생각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습니다. 백송연 매니저는 “막걸리 빚는 법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글이나 영상으로만 접해왔던 과정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 막걸리를 마실 때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고, 나중에 집에서 다시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날 함께 막걸리를 빚으며 서로 더욱 편안한 사이가 된 두 사람. 앞으로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도 더욱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